혹시 영화 '박화영'을 본 분이 있나요? 이 영화는 박화영을 연출한 감독이 작중의 '세진'이라는 캐릭터의 1년후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세진은 임신을 하고, 아이의 유산을 바랬습니다. 이를 위해 가출을 하게 된 후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영화를 보고 든 생각들을 조금 적어봅니다.

 

보드의 의미

작중에서 세진은 항상 긴 롱보드를 가지고 다닙니다. 아마 단순한 이동수단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세진을 괴롭게 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보드를 타는 행위가 비추어지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이지만, 아마 보드를 타면서 현재의 아픔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의존적인 선택들

세진은 매우 의존적이고 순진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이 겪고있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않고 회피합니다. 주변인들의 말을 모두 정답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결정들을 모두 미룹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상처로 돌아옵니다.

 

영화 전반적으로 주인공의 회피적 성격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종교적 장치를 활용해서 전달하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는 부분적이지만 책임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신의 가르침을 따르면 죄를 면할 수 있다는 내용도 결국 자신의 일부분을 신에게 양도함으로써 더 나은 나를 기대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도 큰 고민을 하지 않고 각서를 작성하거나,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구한 집의 계단에서 낙태를 시켜달라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이때에도 주인공의 순진함이 드러남을 느꼈습니다.

 

비행 청소년이 다루어지는 형태

비행 청소년, 특히 여학생들이 가출을 했다고 하면 이를 이용하려는 어른들이 항상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음지에서는 이러한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어느 정도 소비가 있으니까 계속 다루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제로도 세진도 비슷한 의미로 나쁜 어른들이 있는 한 자신은 이 일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는 대사를 합니다. 조건만남, 유흥업소 등은 합법보다는 불법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은 돈을 지불하고, 이는 나름 고소득 행위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세진도 하는 일에 비해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이 길을 계속해서 걸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국은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화류계의 길로 빠지진 않았지만, 그만큼 유흥에 대한 위험을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평소에 접하던 장면을 바탕으로 생각과 결정을 이어갑니다. 그렇기에 어려서부터 지내는 생활반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했을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의견보다는 주위의 의견을 수용하는 청소년기의 경우 더더욱 지인들이 필요합니다. 의도가 가득 차있는 어른들로 부터 벗어나 자신을 존중해주는 어른의 사랑을 받았을 때 나름의 편안함을 느낀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중간에 전개가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 번 정도는 감상해보면 나름 느끼는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는 넷플릭스, 티빙 등 여러 OTT에 공개가 되어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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